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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view by borumi
The Lives of Others by Neel Mukherjee
4.0
요즘 한 단어로 자기자신을 표현하는 게 유행인 듯하다.
만약 이 책에 대한 인상을 그렇게 단어로 축약한다면 떠오르는 단어는
overwhelming (-> 책이 독자에게 주는 영향)
그리고 overwrought (-> 책 자체의 성격)
일 것이다.
Overwhelming.
압도적인 불가항력..
이 책은 너무 처절하고 끔찍한 prologue부터가 독자를 사로잡는데
이후에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죽음보다 못한 삶이어서 결국 죽음을 택한 한 농가에서 시작하고
독자는 마치 홀린 듯이 다음 페이지를 성급히 넘긴다.
다음에는 비교적 부유하고 상류층은 아니지만 상류층인 척하는 (원래 어중간한 사람들이 요런걸 더 따진다고 한다)
집안으로 이야기가 전환되나 이 집안도 결국 그들이 경멸하는 '급이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저질적 언어와 속된 욕망, 시기와 경멸로 점철된 갈등, 온갖 비리들로 시궁창같이 썩어가는 콩가루집안이다.
게다가 바깥세상의 불공평한 계급사회처럼
4층으로 이루어진 이 집은 같은 가족 안에서도 철저한 계급에 따라 사는 곳이 구분되어 있고
그 중 최하층의 가족은 노예나 바퀴벌레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간다.
이 petty bourgeois 집안에서 나와 자기의 신념을 실행하고자 시골로 나가 Naxalite guerilla war에 뛰어든 집안의 장남의 장남인 Supratik.
이 protagonist가 bloodsucker같은 landowner와 썩은 정치가들과 경찰에 대한 분노,
그리고 약탈당하고 핍박받는 농민들에 대한 연민을 담은 편지가 이런 그의 dysfunctional한 가정사와 교차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사회 문제와 함께 가족사를 함께 다루는 소설들은 많았지만
이 소설의 특징은 바로 그 제목처럼
가족 안에서도 계급이나 처지, 심리 즉 삶이 다른 others가 존재하고
사회에서도 그 others의 삶에 들어가고 이해하려는 노력들..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 작가는 계속 인물들이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모습과 남들의 눈을 통해 자신을 보는 모습을 대조시킨다.
그리고 Supratik이나 Madan처럼 이미 그 다른 삶들 간의 경계가 흐려져서 어디에도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Sona처럼 그 천대받는 others의 삶이 항상 그렇게 남아있어야하지도 않고
서서히 망해가는 Ghosh 집안도 우위에 있는 자들 또한 항상 굳은 foundation위에 서서 군림하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준다.
이런 방대한 이야기와 너무나도 실감나서 심장에 못을 박는 것 같은 이 이야기는 말그대로 overwhelming하다..
하지만 또 한면에는 이 이야기가 overwrought하기도 하였다.
overwrought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는데 한가지는 과도하게 긴장한, 또 하나는 과하게 장식적인 이란 뜻이 있다.
갈수록 사람들의 attention span이 짧아져서 400 페이지만 넘어가도 너무 길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길이 자체는 그다지 길지 않다. 그리고 boring할 틈도 없다고 볼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물론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인도 현대사나 경제, 정치, 수학이론 등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없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조차도 나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였으니 이는 사람 취향이라고 본다. 그리고 솔직히 역사, 경제, 정치, 사상이 빠져있는 이야기만 읽고 싶으면 장르소설과 YA 연애소설밖에 읽을 게 없어진다. Wake up and smell the newspaper ink!)
하지만 이 이야기를 완전히 소화하기 위해 일단 family tree를 보고 또 그 이름 뿐 아니라 가족 간의 호칭도 배워야하고
기타 호칭, 구어적표현, 인도 식물, 음식, 도구, 문화 등 여러가지 단어를 따로 제공된 glossary등에서 배워야하고 심지어 인도 지도까지 있다.
고등학교때 인도현대사를 배워서 인도 지역이나 satyagraha, swadeshi, gherao 정도는 알고 있는 나로서도 처음엔 한참 연구했어야 했다.
뭐, 그만큼 작가가 현장감을 더 부여하고 싶었을 거고 우리가 미국과 유럽 위주의 문화에만 익숙해져서 그런 걸 수도 있다.
덕분에 배운 것이 많았지만 책 자체가 overwhelming해서 지레 겁먹고 도중에 포기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은 게 아쉽다.
게다가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detail에 집착하거나 prose 자체가 너무 overwrought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게 인도 언어의 특징일 지도 모르겠지만... 일부분은 좀 과하지 않았나 싶었다.
Prose style과 내용 자체도 overwrought했지만
감정도 overwrought, 즉 과한 긴장감을 거의 쉴 새 없이 끊임없이 주기 때문에
다 읽고 나면 감정소모가 엄청 심해서 기진맥진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정말 Naxalite guerrila war와 인도 사회문제에 대해 이렇게 강렬하게 파고든 소설이 있었을까 싶다.
Jhumpa Lahiri의 Lowlands와도 많이 비교하지만..
Lowlands와는 또 다른 매력과 깊이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렇다고 어느쪽이 더 좋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이제 가족관계와 여러 reference에 대해 더 익숙해진 지금
재독을 하면 또다른 감동을 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정신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소진된 느낌이 들어서
솔직히 뭔가 더 가벼운 이야기의 YA 연애소설을 집어들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 같다.
만약 이 책에 대한 인상을 그렇게 단어로 축약한다면 떠오르는 단어는
overwhelming (-> 책이 독자에게 주는 영향)
그리고 overwrought (-> 책 자체의 성격)
일 것이다.
Overwhelming.
압도적인 불가항력..
이 책은 너무 처절하고 끔찍한 prologue부터가 독자를 사로잡는데
이후에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죽음보다 못한 삶이어서 결국 죽음을 택한 한 농가에서 시작하고
독자는 마치 홀린 듯이 다음 페이지를 성급히 넘긴다.
다음에는 비교적 부유하고 상류층은 아니지만 상류층인 척하는 (원래 어중간한 사람들이 요런걸 더 따진다고 한다)
집안으로 이야기가 전환되나 이 집안도 결국 그들이 경멸하는 '급이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저질적 언어와 속된 욕망, 시기와 경멸로 점철된 갈등, 온갖 비리들로 시궁창같이 썩어가는 콩가루집안이다.
게다가 바깥세상의 불공평한 계급사회처럼
4층으로 이루어진 이 집은 같은 가족 안에서도 철저한 계급에 따라 사는 곳이 구분되어 있고
그 중 최하층의 가족은 노예나 바퀴벌레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간다.
이 petty bourgeois 집안에서 나와 자기의 신념을 실행하고자 시골로 나가 Naxalite guerilla war에 뛰어든 집안의 장남의 장남인 Supratik.
이 protagonist가 bloodsucker같은 landowner와 썩은 정치가들과 경찰에 대한 분노,
그리고 약탈당하고 핍박받는 농민들에 대한 연민을 담은 편지가 이런 그의 dysfunctional한 가정사와 교차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사회 문제와 함께 가족사를 함께 다루는 소설들은 많았지만
이 소설의 특징은 바로 그 제목처럼
가족 안에서도 계급이나 처지, 심리 즉 삶이 다른 others가 존재하고
사회에서도 그 others의 삶에 들어가고 이해하려는 노력들..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 작가는 계속 인물들이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모습과 남들의 눈을 통해 자신을 보는 모습을 대조시킨다.
그리고 Supratik이나 Madan처럼 이미 그 다른 삶들 간의 경계가 흐려져서 어디에도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Sona처럼 그 천대받는 others의 삶이 항상 그렇게 남아있어야하지도 않고
서서히 망해가는 Ghosh 집안도 우위에 있는 자들 또한 항상 굳은 foundation위에 서서 군림하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준다.
이런 방대한 이야기와 너무나도 실감나서 심장에 못을 박는 것 같은 이 이야기는 말그대로 overwhelming하다..
하지만 또 한면에는 이 이야기가 overwrought하기도 하였다.
overwrought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는데 한가지는 과도하게 긴장한, 또 하나는 과하게 장식적인 이란 뜻이 있다.
갈수록 사람들의 attention span이 짧아져서 400 페이지만 넘어가도 너무 길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길이 자체는 그다지 길지 않다. 그리고 boring할 틈도 없다고 볼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물론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인도 현대사나 경제, 정치, 수학이론 등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없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조차도 나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였으니 이는 사람 취향이라고 본다. 그리고 솔직히 역사, 경제, 정치, 사상이 빠져있는 이야기만 읽고 싶으면 장르소설과 YA 연애소설밖에 읽을 게 없어진다. Wake up and smell the newspaper ink!)
하지만 이 이야기를 완전히 소화하기 위해 일단 family tree를 보고 또 그 이름 뿐 아니라 가족 간의 호칭도 배워야하고
기타 호칭, 구어적표현, 인도 식물, 음식, 도구, 문화 등 여러가지 단어를 따로 제공된 glossary등에서 배워야하고 심지어 인도 지도까지 있다.
고등학교때 인도현대사를 배워서 인도 지역이나 satyagraha, swadeshi, gherao 정도는 알고 있는 나로서도 처음엔 한참 연구했어야 했다.
뭐, 그만큼 작가가 현장감을 더 부여하고 싶었을 거고 우리가 미국과 유럽 위주의 문화에만 익숙해져서 그런 걸 수도 있다.
덕분에 배운 것이 많았지만 책 자체가 overwhelming해서 지레 겁먹고 도중에 포기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은 게 아쉽다.
게다가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detail에 집착하거나 prose 자체가 너무 overwrought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게 인도 언어의 특징일 지도 모르겠지만... 일부분은 좀 과하지 않았나 싶었다.
Prose style과 내용 자체도 overwrought했지만
감정도 overwrought, 즉 과한 긴장감을 거의 쉴 새 없이 끊임없이 주기 때문에
다 읽고 나면 감정소모가 엄청 심해서 기진맥진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정말 Naxalite guerrila war와 인도 사회문제에 대해 이렇게 강렬하게 파고든 소설이 있었을까 싶다.
Jhumpa Lahiri의 Lowlands와도 많이 비교하지만..
Lowlands와는 또 다른 매력과 깊이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렇다고 어느쪽이 더 좋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이제 가족관계와 여러 reference에 대해 더 익숙해진 지금
재독을 하면 또다른 감동을 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정신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소진된 느낌이 들어서
솔직히 뭔가 더 가벼운 이야기의 YA 연애소설을 집어들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 같다.